“흔들림없는 견지로 음악에 충실할 터…”

조선족성공시대2018-03-26 10:36

 



      지난 1월 30일, 연변라지오TV방송국 ‘2018년음력설문예야회’ 록화 현장에 무게있는 실력파 가수가 예고없이 등장해 관객들의 궁금증을 한껏 자극했다. 그의 이름은 허창(44세), 다년간 독일 울름 시립 오페라 극장 주역 테너로 활동하고 있는 조선족 인물이다. 유럽 특히는 독일 오페라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터라 연변 대중들에겐 익숙치 않을 수도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창건 60돐 특별 공연에 참석한 이후로 5년만에 고향땅을 밟았습니다. 가슴으로 부른 노래 <고향이 부른다>가 저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해줄 것입니다.”


  맵짠 날씨이지만 마음만은 거뿐하고 행복하다는 허창은 환한 미소을 지어보이며 취재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에게선 격식보단 소탈함 속에 유쾌함과 친근감이 함께 느껴졌다.


  허창은 1998년 독일 ‘노이어슈팀메’ 콩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2001년 독일 울름 오페라극장에 발탁돼 베르디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 등으로 호평을 받았고 국제무대에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 트로기르 국제 테너 콩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거머쥐였으며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제 성악콩클에서 3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이딸리아 벨리니 국제 성악 콩클에서 영예의 1위에 등극했다. 오페라극을 다룬 주요한 유럽매체에서도 그가 진행한 대량의 독창음악회는 년도 최상의 현장판으로 평가받았으며 그는 ‘황금 테너’로 불렸다. 그의 공연을 관람한 독일 노이어 을름어 차이통은 “테너 허창의 놀라운 극중 몰입, 섬세한 연기 그리고 무대를 압도하는 드라마틱한 목소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고 평가한바 있다. 음악 분야에서의 돌출한 공헌과 영향력으로 인해 그는 2001년 독일 울름시로부터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명예시민 자격을 부여받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신선한 열정과 폭발적인 가창력, 뛰여난 무대매너와 흡인력으로 음악애호가들마저 열광시킨 허창, 하지만 유구한 세월동안 쌓아온 전통으로 인해 오페라를 자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서구인들의 무대에 동양인이 선다는 것은, 특히 주역가수로 성공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음식, 언어적인 면에서 물론 불편함이 뒤따랐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배울 수 있다는 기쁨이 가장 컸기에 다른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또 열심히 견지해오다보니 그 사이 모든걸 자연스레 적응하게 되더라구요.”


  담담한 어투로 말을 잇는 그에게선 무언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타고난 실력과 엄청난 노력을 발판으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우뚝 솟으며 독일 함부르크에서펼쳐진 중국팀과 독일팀 경기에서도 그에겐‘중화인민공화국 국가’를 부르는 영광의 순간이 주어졌다. 허창의 국적이 화제로 떠오르며 그가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생소한 눈길로 조선족의 정체성 대해 묻는 유럽인들에게 허창은 차근차근 설명을 반복해왔다. 비록 독일에 거주하고 있지만 김치는 여전히 그의 밥상에 꼭 올라야만 하는 주요 메뉴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은 그 지역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감화시키는 역할도 해나가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문화부의 초청으로 중국국가대극원 개막식 공연에 일본, 한국 테너들과 나란히 무대에 올라 ‘아시아 3대 테너음악회’를 진행했었다. 그는 테너의 최고음인 ‘하이C’가 한곡의 노래에서 여덟 번 넘게 란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대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현재 최고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누가봐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그이지만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것이 허창이 말하는 음악을 대하는 태도였다. 오랜 시간이 흘러 잊어버릴 법도 하지만 그의 머리속엔 언제나 ‘음악 계몽선생’님의 이름이 또렷이 기억되여 있다.


  “중학교시절, 려채옥 음악선생님께서 목소리가 크고 좋은데 콩클에 나가보지 않겠냐고 권하셨죠. 그 뒤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진로를 굳히게 되였고 북경중앙음악학원에 진학해 성악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음악이 좋아 점점 빠져들다 보니 어느 순간 지금의 자신이 만들어졌다고 말하던 그는 “음악은 살아있는 사람과도 같다. 진심으로 하면 진심으로 다가온다.”는 인생명언을 자연스레 내던졌다. 그러면서 “자신에겐 최고 위치란 없다”고 모를 박았다. 물론 후대양성에도 힘을 쏟겠지만 아직까지도 스스로의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이다. 하여 ‘만족’이라는 단어도 종래로 그의 입밖에 번지지 안는다.


  “저에게 음악은 숨이 끊겨야만 휴식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던 그는 “매일 새로운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 또한 재미”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견지하다보면 어떤 일이 또 발생할 지 모릅니다. 그러니 저의 미래도 미리 예측할 수 없죠.”


  ‘견지’, 인터뷰 내내 허창은 이 두 글자를 여러번 강조했다. 그는 “가장 간단한 일은 견지하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일도 견지해내는 것”이라며 모든 일은 끝까지 견지해내는가에 승패가 달려있다는 굳은 신념을 펼쳐보였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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