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가 보는 개혁개방과 조선족의 새 도전

신시대 개혁개방 2018-08-08 10:09

특별기획: 신시대 개혁개방을 말한다(10)


개혁개방 40년, 코리안드림의 련속


미래 중국발전에 따라 내부에 ‘눈길’


1978년에 시작된 ‘개혁개방’은 대내로는 개혁을 진행하고 대외로는 개방을 진행하는 정책을 가리킨다.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형성된 미소 대결이라는 국제패권 다툼 속에서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진영에서 교류를 해오거나 자기만의 세계에서 생활해왔다면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사회 중심의 세계 질서에 편입해왔다. 이런 서방사회 중심의 세계 질서에의 편입이 중국으로 놓고 말하면 결코 처음이 아니다. 아편전쟁 이후, 락후된 중국의 면모를 개변시키고자 ‘양무운동’(洋务运动)을 비롯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으며 이 중의 많은 부분이 서방사회에 대한 답습을 그 기저에 깔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성공하여 풍성한 성취를 이룩한것은 개혁개방이 단연 처음이다.


흑룡강성 녕안시는 몇년사이 해마다 류두절행사를 진행해 전통문화를 잇어가고 있다.

지난해 열린 류두절행사에서 마을처녀들이 흐르는 강물에 머리를 감고 있다./리미정기자(자료사진)


개혁개방이 서방사회에 대하여 문호를 개방하는 동시에 내적인 개혁을 통하여 서방사회와의 원활한 교류를 진행하며 그 과정에 자신을 발전시켜오는 과정이였다면 서방사회의 규칙과 규범, 관습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그리고 서방사회와의 교류에 필수적인 언어를 장악한 사람일수록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고 남보다 먼저 기회를 발견하고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개혁개방 전기 중국 전역에 대대적인 외국어 배우기 열풍과 출국 붐이 일게 되였다. 이런 열풍은 발달한 서방 자본주의나라와 중국의 큰 소득 격차가 원인이 되겠지만 그 이면에는 외국에서 선진적인 기술과 관리방법을 비롯한 새로운 지식들을 배우고 돌아와 중국이라는 처녀지에서 활용함으로써 중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개인도 성장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해외진출을 통한 자본과 경험의 축적이라는 상기 측면에서 보면 개혁개방 시기 조선족은 중국의 그 어느 민족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으며 그 기회를 십분 활용하여 왔다.


1992년, 중한수교 당시 한국은 이미 아시아의 ‘네마리 작은 룡’ 중의 하나로 불리우며 선진국의 대렬에 바짝 다가서고 있었다. 때문에 조선족은 주로 한국을 통하여 세계를 내다보고 따라배웠다.


조선족에게 있어 한국은 우선 언어와 문화가 통하기에 남보다 일찍,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의 교류나 한국으로의 진출을 통하여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고 선진적인 관리경험, 노하우와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조선족운동회는 운동회라는 의미를 떠나  만남, 화합,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흑룡강성 철려시에서 열린 조선족운동회에서 길송촌 아주머니들이 물동이 춤을 추고 있다./리미정기자(자료사진)  


오늘날 경제계, 학계, 문화계에서 어느 정도의 성취를 거둔 조선족들을 보면 대부분이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초기 한국 회사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고 기회를 포착하였다던가, 한국과의 무역을 통하여 원시자본을 이루었다던가, 한국 유학을 통해 학문 기초를 다졌다던가, 한국 노무를 통하여 후대의 성장과 가족의 번영을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는 등 오늘의 조선족 사회가 있기까지에는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보다 일찍 선진화를 실현한 한국이 큰 역할을 한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지난 20여 년간 조선족 사회에는 ‘코리안 드림’이 크게 성행하였는바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조선족이 80만명에 이르며 중국 연해도시에서 생활하는 많은 조선족들도 한국 기업이나 중국 기업의 한국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조선족 사회는 한국과 실로 밀접히 련계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모든것은 도가 지나치면 문제점을 내재하기 마련이다. 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을 재부와 기회의 땅이며 세계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한국에만 집착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에 둔감해진것이다.


최근 몇년사이 중국 시장에서 삼성핸드폰이나 현대자동차가 보여주는 판매부진은 중국 기업의 놀라운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직도 적지 않은 부분에서 한국이 중국에 비하여 상대적인 우위를 갖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그 우위가 중한수교 초기처럼 현저한것은 아니다.


중한 량국이 경제, 기술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만큼 한국을 통하여 남먼저 선진적인것, 세계적인것을 배우고 중국에 돌아와 상대적으로 쉽게 성공할 가능성도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조선족은 한국을 통하여 참 많은것을 얻고 배웠다. 그러다보니 어느날부터인가 한국을 통하여서만 세계를 배우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모는 모습으로 고착화되여 가고 있으며 따라서 중국의 변화와 발전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혁개방 40년, 중국은 ‘한강의 기적’ 그 이상의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제 차츰 서방의 추종자로부터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다. 개혁개방 40년의 세계 배우기를 통하여 내실을 굳건히 다진 중국은 이제는 전면적인 개혁개방 심화를 웨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개혁개방은 더는 단순한 ‘세계 배우기’가 아니라 세계질서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동등하게 경쟁하고 그 과정에 세계를 리드해나가는 대국으로 거듭날것이다.



기회는 중국의 외부에 있는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내부에 있는 기회를 잡으려면 우선 중국을 잘 알아야 하며 중국 내수 시장에 정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기회를 쟁취해야 한다. 때문에 조선족들도 계속하여 한국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제 차츰 중국 국내에서의 성공이 세계적인 성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국외에만 돌려졌던 관심과 정력을 국내로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흑룡강신문’에 실린 ‘우리 민족대학생들이 그려보는 중국 조선족의 미래’라는 글에 실렸던 글귀 하나가 아직도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조선족들이 한국에 나가서 일하는 문제도 걱정된다. 지금의 추세로 나아가면 2050년에 중국이 거의 모든 면에서 한국을 초월하는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그때에 가서 다시 한국에서 중국으로 돌아와 일한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좋은 기회와 자리는 이미 남들이 다 가져가고 또다시 최하층의 일을 할것인가?”


젊은 대학생들의 열정에서 분출된 과격한 표현이라는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충분히 심사숙고할 문제인것은 사실이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오늘, 중국은 G2로 성큼 도약하며 세계와의 관계와 엄청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변화의 시점에 조선족들도 앞으로의 발전 려정에서 새로운 변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최학송(중앙민족대학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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