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야기] 마음속의 도적을 단단히 경계하라

글소리2018-11-13 09:30

그해 여름방학 나는 부모님을 도와 소를 방목하였다. 멀지 않은 곳에 펼쳐진 한씨할아버지네 거무칙칙하고 비옥한 수박밭을 보는 순간 수박을 훔치려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쳤다. 그런데 내가 골머리를 굴려 수박을 손에 쥐였을 때 그만 소가 없어졌다. 나는 수박을 내동댕이치고 소를 찾아 나섰다. 땅거미가 거물거물 드리울 때가지 산과 들을 헤맸어도 헛물만 켜고 말았다. 나는 눈물을 훔치면서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집마당에 들어섰을 때 글쎄 소가 구유 옆에서 한가하게 풀을 먹고 있었다.


평상시 그토록 무뚝뚝하던 아버지가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면서 말하였다.


“네가 나이는 어려도 헴이 무척 들었구나. 남을 도울 줄도 알다니. 한할아버지께서 몸이 불편해하자 그더러 소를 몰고 돌아오게 하고 네가 그분을 도와 수박밭을 지켜주었다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구나.”


나는 그만 그 자리에 굳어지고 말았다. 나의 표정과 눈물흔적에 아버지는 의혹스러운듯이 물었다.



“한할아버지를 도와 수박을 지키지 않았느냐? 그럼 소는… 수박을 훔쳤느냐?”


이때 한할아버지가 큼직한 수박 두개를 안고 들어왔다.


“그 애는 나를 도와 수박을 지켰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찌 소를 몰고 왔겠나? 나를 도와 수박을 지켰으니 보수로 수박 두개를 들고 왔다네.”


그것은 다름아닌 내가 내동댕이치고 온 수박이였다.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한할아버지, 저…”


한할아버지는 나의 머리를 다독여주면서 말씀하셨다.



“마음속의 도적을 경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동시에 자신의 깨끗한 마음도 똑같게 도적맞히는 법이지. 수박을 훔치려다가 소를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 아니니? 자기절로 남의 물건을 훔치면 절대 안된다고 타일러야 한단다. 그것은 작은 일로 큰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은 행동이란다.”


순간 살면서 처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할아버지는 손수 수박을 쪼개서 우리와 함께 먹고 떠들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날부터 나는 한번도 량심에 어긋나는 일을 해본 적이 없다. 동시에 그분이 한 말 한마디를 깊이깊이 새겼다. ‘마음속의 도적을 경계하라.’


댓글 쓰기
0 /255
게시
사용자 평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