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야기] 도시락에 깃든 정

글소리2018-11-27 09:43

한 도시에 한집안 세식구가 50평방메터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분양주택에서 어렵게 생활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일자리가 없고 아버지는 한 작은 공장에서 잡일을 하는 한편 남의 집 삯일을 해주고 푼돈을 벌었다. 그들한테는 갓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있었다.


허영심이 많은 아들은 다른 동학들이 용돈을 충족하게 쓰는 걸 보고는 늘 학습용품을 산다는 핑게를 대고 부모한테서 억지다짐으로 돈을 요구하군 하였다. 마음씨 착한 아버지는 아들이 어떤 때는 거짓말을 한다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아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가봐 하루종일 힘들게 번 돈을 몽땅 아들에게 주었다. 주택대부금을 물고 세식구의 매일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아버지는 밤낮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했다. 그러나 아들은 집안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서는 전혀 무감각한 듯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어머니는 매일 아버지와 아들에게 점심도시락을 싸주었다. 하루가 지나고 한해가 지나도 아버지와 아들은 아침이면 별 군소리없이 각자의 도시락을 들고 집문을 나서군 하였다.


아버지의 도시락에는 항상 도마도즙이 담겨있었다. 아버지는 도마도즙이 한층 발린 밥을 먹기 가장 좋아했다. 그러나 날이 감에 따라 아버지도 점차 도마도즙이 먹기 싫어졌다. 입맛을 좀 바꾸어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가졌지만 가난한 생활형편을 생각하고는 인츰 단념하군 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오전일을 마치고 평소처럼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도시락덮개를 열어본 아버지는 화들짝 놀랐다. 도시락에는 도마도즙 대신에 쏘세지볶음과 닭알볶음 그리고 상추도 들어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밥우에는 김도 두텁게 덮여있었다. 이렇듯 풍성한 반찬은 20년전 어머니가 살아계실 적에 먹어보고는 처음이였다. 처음 안해한테서 이런 대접을 받아보는 아버지는 저도 모르게 눈굽이 축축히 젖어들었다.


온 오후 흥분된 심정으로 일을 마친 아버지는 퇴근길에 남의 집 삯일을 해 번돈으로 값비싼 참외 네개를 샀다. 그런데 집문어구에 이르자 아들애의 성난 목소리가 집안에서 들려왔다.


“오늘 도시락은 돼지를 먹으라고 사주었어요?”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저도 모르게 화가 벌컥 치밀어 올랐다. 그렇게 풍성한 반찬도 먹기 싫다면 대체 뭘 먹겠다는 거야?




“아들아, 미안하다. 이 에미가 그만 깜박하고 너와 아버지의 도시락을 바꿔넣었구나.”


성난 김에 바로 집안에 들어서려던 아버지는 집안에서 들려오는 안해의 말을 듣고 그만 땅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들의 손에는 숟가락도 대지 않은 그 도시락이 들려있었다. 그 도시락에는 역시 아버지가 여태껏 가장 ‘즐겨’드시던 도마도즙이 가득 담겨져있었다…


그때로부터 아들한테서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더는 허영심에 들떠 돈을 쓰려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말도 곰상곰상 잘 들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점심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부자의 도시락에는 모두 도마도즙이 담겨져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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