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수기] 아이들이 준 영예증서

민족교육2018-12-18 08:45



연길시건공소학교 김춘녀



아침에 막 출근을 하려는데 딸애가 보내온 축하메시지가 화사한 생화에 곱게 받들려 배달되였다. “엄마, 사랑합니다. 교사절을 축하합니다. 애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세요.” 배시시 웃는 딸애의 얼굴인양 빠알간 장미와 하얀 백합이 꽃바구니 속에서 방싯 미소짓고 있었다. 나는 향기로운 꽃내음에 한껏 취해 꽃에서 눈길을 뗄 줄 몰랐다. 일곱시가 거의 되기에 나는 재빨리 출근길에 올랐다.


학교대문 앞에 도착하니 손에 꽃을 서너송이씩 든 애들과 머리를 파묻고 한창 열심히 꽃을 고르는 애들로 붐비고 있었다. 행여 우리 반 애들이 있으면 꽃을 사지 말라고 말리려고 한바퀴 휘둘러보았지만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부질없는 로파심에 멋적어진 나는 천천히 우리 반 교실로 발길을 돌렸다. 복도에도 층계에도 온통 손에 꽃을 들고 있는 애들로 넘쳤다. 나는 애들의 깍듯한 인사를 뒤로 하고 4층 우리 반 교실어구에 이르렀다. 물기가 전혀 없는 복도를 보니 한눈에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늘 청소를 잘하던 녀석들이 오늘은 왜 청소도 안했지?’


여느때 같으면 벌써 깨끗하게 청소되였을 텐데 아무도 안 왔는지 교실의 카텐도 엊저녁 내리운 그대로 어둠컴컴 할 뿐이였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여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는 그만 깜짝 놀라 하마트면 뒤로 나자빠질 번하였다.


“선생님, 교사절을 축하합니다!”


전반 애들의 우렁찬 함성과 함께 꽃보라가 마구 쏟아져내렸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보며 애들이 “와ㅡ” 환성을 질렀다.


언제 준비했는지 흑판에는 “선생님 교사절을 축하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는 글귀들이 색분필로 큼직하게 쓰여있었고 벽, 창문, 흑판보에는 알록달록한 고무풍선들이 꽃모양으로 곱게 장식되여있었다. 내가 어정쩡해 서 있는 사이 우리 학급 ‘피아니스트’ 서연이가 연주하는 <선생님 들창가 지날 때마다>의 아름다운 선률이 교실에 은은히 울려퍼졌다. 이어서 전반 학생들의 우렁찬 시랑송이 시작되였다. 토 하나 틀림이 없이 우렁찬 시랑송을 듣노라니 나는 어느새 촉촉한 감동의 도가니에 흠뻑 빠져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다음 순서로 우리들이 준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대표로 김규리와 심미성이 선생님께 증서와 선물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반장 성윤이의 사회와 함께 열렬한 박수소리가 교실을 꽉 채웠다. 규리와 미령이가커다란 선물함을 맞들고 천천히 나에게로 다가왔다. 규리는 선물함 우에 놓인 붉은 증서를 정중히 펼쳐들더니 또박또박 읽기 시작했다.


“영예증서. 김춘녀선생님께: 김춘녀선생님은 지난 5년 동안 우리 학급을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여 각 방면에서 성적이 돌출하기에 특히 이 증서를 드립니다. 연길시건공소학교 5학년 3반 전체학생 일동. 2013년 9월 10일.”


규리의 선독이 끝나자 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나는 떨리는 두손으로 영예증서를 받았다. 나는 영예증서에 씌여진 글을 보고 또 보았다.



“선생님, 저희들의 선물입니다.”


이어서 미령이가 커다란 선물함을 두손에 정히 받쳐올리는 것이였다.


“선생님, 먼저 뭔지 알아맞추어보십시오.”


“선생님, 어서 열어보십시오.”


마음을 다잡고 살며시 뚜껑을 열었더니 좀 작은 상자가 나왔다. 안의 상자를 열어보니 또 작은 상자가 나왔다. 박씨 같은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애들의 두볼에 엷은 홍조가 어리였다. 드디여 일곱번째 작은 상자가 드러났고 그 안의 선물이 드러났다.



“양파 같은 선생님께 드리는 우리들의 선물: 선생님, 하늘 만큼 땅 만큼 사랑합니다”라고 쓴 하얀종이에 우리 반 7개 소조의 애들 이름이 7개의 하트모양으로 쓰여있었다.


갑자기 애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나를 꼭 그러안았다. 나도 마음 속으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선생님도 하늘 만큼 땅 만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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