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야기] 푸른 신호등

글소리2019-01-16 09:13

일년전,어머니가 뇌익혈로 수술을 받았다.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하지만 퇴원후에도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 나는 어머니의 일점혈육으로 자랐다.때문에 어머니를 돌보는 일도 나의 책임이였다.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어머니를 돌보고 또 장을 봐다 때시걱을 끓여야 하다나니 나는 기진맥진했다.그래도 어머니가 하루라도 빨리 호전될가 싶어 어머니의 식사가 끝나면 나는 부랴부랴 밥을 먹고는 어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드렸다.어머니가 잠들면 나는 하루종일 어머니가 어질러놓은 옷이며 이부자리들을 걷어 씻었다.그러고나면 한밤중이 되군 했다.이튿날 아침이면 또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아침밥을 지어 어머니를 대접한 다음 바삐 출근길에 오르군 했다.



이런 생활이 오래되면서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보모를 청하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의약비로 돈을 많이 쓰고나니 별로 여유돈이 없었다.


힘들어지니 자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인내심도 잃어갔다.혹여 어머니가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하면 큰소리로 나무라거나 온 저녁 어머니를 알은 체 안하기도 했다.어머니는 가만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때로는 나를 돕는다고 사발 같은 것을 들었다가 깨기도 했다.방바닥에 널린 사기쪼각을 쓸어담으며 나는 도움이 안된다고 역증을 냈다.


날은 그렇게 흘렀다.나는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푸념이나 나무람을 들으면 뉘우침은 구중천으로 날아가고 다시 화가 부글부글 솟구쳤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는 회복세를 보여 지팽이를 짚고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되였다.하지만 걷는 모습은 아슬아슬했다.마음 놓고 천천히 걷게 하면 괜찮은데 재촉하면 허둥대면서 걷지 못했다.




그날은 일요일이였다.어머니는 집을 나가본지도 일년이 넘는다며 날씨도 좋은데 밖에 나가보고 싶다고 했다.나는 어머니를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길 건너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그런데 공원까지 가자면 꼭 십자로를 건너야 한다.차는 물론 행인들도 신호등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어머니를 부축해 십자로에 이르렀을 때에는 붉은등이라 길가에 멈춰섰다.실북 나들듯 오가는 차량을 보고 어머니는 주저했다.


“엄마,괜찮아요.내가 부축하고 천천히 걸으면 되는데 뭘.”


푸른 신호등이 켜지자 우리 뒤쪽에 서있던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다.나는 그만 어머니를 재촉했다.


“빨리 걸어요.다른 사람들의 길까지 막고 있잖아요.”


어머니는 막무가내로 걸음을 옮겨놓기 시작했다.겨우 절반가량 지났는데 신호등이 바뀌려고 깜박거렸다.나는 마음이 조급해났다.일단 신호등이 바뀌면 차들은 출발할 것이고 어머니와 나는 길 중간에서 오도가도 못할 것이다.


“엄마,신호등이 바뀌니까 좀 빨리 걸어요.”


내가 재촉할수록 어머니의 발은 더구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어머니의 코등에 땀이 송골송골 내돋았다.어머니의 걸음으로 규정한 시간내에 십자로를 건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나는 새삼 깨달았다.


이미 도로에 많은 행인들과 차들이 출발을 대기하고있었다.신호등이 바뀌면 그들은 쏜살같이 내달릴 것이다.마침내 신호등이 바뀌였다.하지만 차들은 출발하지 않았다.우리가 건너가기를 기다려주고 있었다.택시,승용차,공공뻐스 그리고 행인들도 신호등이 푸른색으로 바뀐 것을 모르는듯했다.


순간,나는 눈앞이 흐릿해졌다.나는 어머니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긴장해하지 마세요.천천히 걸어요.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려주네요.”


어머니는 눈물이 글썽한 채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가 건너서야 십자로는 다시 원상태를 회복했다.인행도에 올라선 어머니는 눈물을 머금은 채 지나가는 차와 행인들에게 손을 저어 사의를 표시했다.그 시각,평소 시끄럽게 생각했던 소음들이 그 순간에는 미묘한 음악처럼 들렸다.그 음악은 영원히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어머니를 한마음한뜻으로 사랑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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