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작문] 할머니가 맞는 어머니날

학생작문2019-05-09 09:53

목단강시조선족중학교 초중 3학년 4반 리연



학전반 때 나는 어머니날엔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땐 농촌에 있었는지라 엽서같은 값싼 선물을 준비했고 때론 선생님이 가르친 대로 엄마 몰래 설겆이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시내학교로 전학한 후로는 시내애들 하는 방식 대로 선물이 커네이션으로 바뀌여갔다.


초중 2학년 때 우리 집에 녀자란 나 그리고 할머니 뿐이였다. ‘어머니날’이면 할머닌 꼭꼭 카네이션 5송이를 받군하였다. 아버지와 삼촌 둘, 그리고 나와 동생의 몫, 이렇게 할머닌 번마다 자식이 옆에 없는‘덕분’으로‘어머니날’을 쇴다. 손녀에게서 꽃을 받는 할머니의 얼굴엔 기쁨이 어렸지만 어린 나의 눈에 어쩐지 그 미소 뒤에 무언가 숨어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들딸을 신변에 하나도 두지 못하고 만년을 손군들의 뒤시중으로 보내는 할머니가 안스러웠다.



오늘 영어반학습이 끝나는 길로 나는 꽃가게에 들려 꽃을 한묶음 샀다. 그리고 카드에 ‘어머니 사랑해요! 오랜만에 딸이 드리는 축복 받으시고 영원히 젊어지세요.’라는 말도 잊지 않고 써넣었다. 집에 도착한 나는 꽃을 등뒤에 숨기고 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 명절 축하합니다!” 하며 싱긋한 향기를 풍기는 꽃을 어머니앞으로 내밀었다. 어머닌 꽃을 받아쥔 채 나를 꼭 껴안았다. 4년만에 딸에게서 받는 명절선물에 어머니는 가슴을 들먹였다.


“연이야, 참 고맙구나. 이처럼 숙성한 딸을 보는 엄마는 정말 행복해.”


“어머니, 올해 진정 우리 집에 어머니명절이 돌아왔네요. 우리 지금 생화방에 가요. 올해는 어머니가 할머니께 꽃을 사드려야지요.”


“그래, 할머니도 올해엔 어머니의 명절을 쇠야지.”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나를 끌고 할머니방으로 갔다.


할머니방에 들어서는 순간 나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감탄이 터졌다. 내가 선물한 것과는 너무나도 크고 아름다운 꽃묶음이 테블 우에 놓여있었다. 내가 제일 빠른 줄로 알았는데 엄만 나 먼저 더 크게 선물을 드렸던 것이다. 꽃묶음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얼굴엔 너무나도 화사한 웃음이 어려있었다. 내가 어머니 날에 꽃을 드릴 때 어리던 서글픈 웃음과는 다른 그런 행복의 미소가 넘실거렸다. 할머니방에선 정녕 봄빛이 무르녹고 있었다. 아니, 행복이 무르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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