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특집] 가을나무

글소리2019-05-28 09:55

 

가을나무

 

무겁게 짊어졌던

욕망을 다 버리니

 

황홀히 타오르는

마지막 빛 한오리

 

떠나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리별

 

아무도 모르게

돌아앉아 눈물짓네

 

리별의 순간에도

담담한 미소더니

 

꽃다운

처자식 두고

떠나가는 마음이야

 


 

겨울나무

 

마지막 잎새마저

내려놓은 가벼움이

 

앙상한 가지마다

서러움을 몰고 온다

 

인고의

세월 속에서

거듭나는 수행자

 


 

불면의 밤

 

밤마다 잠이란 놈

소리 없이 도망간다

 

양한마리 양두마리

헤여보고 찾아본다

 

온밤을

헤매이는데

해님아씨 찾아냈다

 


 

밤하늘

 

동그란 거울 보며

화장을 지워본다

 

까아만 얼굴에

주근깨 다닥다각

 

어마나

숨기고 싶은

아가씨의 민낯이네

 


 

보름달

 

드넓은 하늘나라

옹달샘 하나 있네

 

물동이 찰랑찰랑

물 긷는 아가씨들

 

장밤을

긷고 길어도

줄지 않는 맑은 샘

 

 

고드름

 

하아얀 그리움이

방울방울 쌓이여서

 

서럽게 매달렸다

아프게 굳어졌다

 

따뜻한

사랑으로만

녹아내릴 상흔이여

 

 

반목

 

아무도 갈 수 없는

마지막 불모지에

 

듣그러운 새소리만

침묵을 깨뜨리니

 

반목의

세월 속에서

흥이 난 건 너희들 뿐


 

 

진달래

 

앙상한 가지마다

앙증맞은 분홍초롱

 

환하게 밝혀두니

꽃샘추위 물러선다

 

까만 밤

달래주고파

온산을 불태운다

 

/김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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