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ㅣ우리민족의 얼과 혼이 숨쉬는 장독대

도랏뉴스2019-06-14 10:16

우리 고향집 뒤편에는 장독대가 있었다. 넉넉하고 단단해 보이는 장독들, 저마다의 생명을 품고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어머니는 해뜨기 전 새벽에 일어나 하루도 빠짐없이 장독대에 정화수(이른 새벽에 길은 우물물)를 떠다 놓았다. 그때 그 시절 장독대는 한집안의 생명이고 소중히 지켜야 하는 존재였다.



가족의 건강한 식탁을 위한 첫 시작, 장 담그기는 한 공동체의 가장 큰 행사였고, 거의 모든 집 장독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씨간장을 비롯한 발효식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머니는 장독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깨끗이 닦고, 아이들이 함부로 장독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혹시 장독에 자그마한 문제라도 생기면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한숨을 쉬였다.



우리 민족 음식문화가 시작된 장독대,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곳이자 가장 정갈해야 하는 곳, 음식맛은 장독에서 시작한다는 믿음이 있던 곳, 장독은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보았을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장면이다.


글/남원희, 사진/리호국 한국 전라북도 남원(석주)민속박물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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