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야기] 2분간의 기다림

글소리2019-06-20 09:56


실습은 현성의 한 중학교에서 하게 되였다.


그 날, 수업내용은 백거이의 <비파행〉이였는데 경험이 풍부한 로교원이 수업을 맡았다. 로교원과 학생들은 천생배필인양 호흡을 잘 맞추었다. 로교원이 알맞는 시간에 제기하는 물음과 제시에 학생들은 앞다투어 대답하면서 수업분위기를 활발하게 하는 데다가 현대화설비의 응용으로 전반 수업은 엄밀하면서도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저마다 로교원의 능란한 교수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질문이 시작되였다. 지명된 학생들은 저마다 선생님이 조금 제시해주면 령리하고 활발하게 얼음에 박 밀듯이 답을 말했다.



로교원은 성수가 난 듯 또 한 학생의 이름을 불렀다. 얼굴이 동그스름하고 무척 귀여워보이는 남학생이였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그 남학생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실 안은 물 뿌린 듯 조용했다.


나와 함께 맨뒤줄에 앉아 교수를 방청하는 선생님들도 저마다 무척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런 어색한 장면은 평소의 교수에서도 별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왜냐하면 이런 때엔 학생을 제자리에 앉히기만 하면 그 뿐이기 때문이다. 황차 오늘은 전교 시범교수이기에 시간을 허비하며 망신을 살 필요까지는 더욱 없었다. 하지만 로교원은 그 남학생을 인차 앉혀버리는 것으로 어색한 장면을 결속지으려 하지 않았다.


시간은 일분 일초 흘러갔다. 그럴수록 시선은 더욱 그 남학생에게 집중되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드디여 그 남학생의 목소리가 숨막힐 듯한 교실 안의 적막을 깨뜨렸다. 그제서야 모두들 후—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그랬었구나!’


그 남학생은 원래 말을 심하게 더듬고 있었다.



그 후 우리가 좌담을 할 때 이 일이 화제거리로 토론되였다. 로교원은 그 당시의 상황을 돌이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그런 상황이 나타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 애도 많이 당황했을 것이고 당황했기에 더욱 말을 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만약 그런 어색한 장면을 빨리 피하려고 그 애를 앉혀버린다면 영영 그 애에게서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신심을 빼앗아버리는 것이 될 겁니다. 한시간의 수업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인간을 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 역시 자못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기에 나는 조금도 주저없이 2분을 더 기다렸습니다.”


2분간의 기다림. 이 2분은 평범한 2분이 아니다. 이는 한 인격체의 존엄에 대한 가장 타당한 배려이며 나어린 심령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이다. 로교원의 말은 비록 간단했지만 그 간단한 몇마디의 말에서 나는 한 소박한 령혼이 뿌리는 찬란한 빛을 보았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재능이다. 하지만 재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약자에 대한 관용과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이다.




댓글 쓰기
0 /255
게시
사용자 평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