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살롱] 은은하고 아름다운 시정과 절제된 미의 산수

예술살롱2019-09-02 08:57

이재호 화백의 ‘빛나되 눈부시지 아니한’ 작품들을 만나다


높은 뜻은 산과 같아라(志在高山)


늦가을(晚秋)




이재호 화백의 산수화 작품은 그가 서예 작품에서 쓴 것처럼 ‘빛나되 눈부시지 아니하다’.


그의 산수화 작품 중 내가 첫 눈에 반한 것은 그래도 ‘월악산의 가을 경치’였다. 점점이 타오르는 붉은 나뭇가지가 반공중까지 치솟고, 그 가을나무에 살짝 자태를 숨긴 채 유려한 물의 흐름을 마주하고 있는 고풍스러운 기와집, 그 기와집은 뒤태밖에 보이지 않아 오히려 더 은근하고 정취가 있다. 강 우안의 단정한 연봉은 아득히 먼 곳까지 물의 흐름을 껴안으며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전경은 여백이다. 전체적으로 좌경은 팽팽하고 우경은 느슨한데 오히려 절제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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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정 풍경(草涧亭风景)


한가한 봄날에(闲春)


가을생각(秋情)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으로서 중국에서 산수화를 공부했다는 이재호 화백의 산수화의 내면에는 그래도 한국적인 정취가 더 많이 흐르는 듯싶다. 특히 온윤하고 아담한 느낌이라든가, 실경이라는 감을 주는 화폭들이 더 그러하다.


실개천, 돌담, 청기와가 그런가 하면 아름드리 소나무와 개천 위 다리를 건너고 있는 붉은 치마의 여성…심지어 후경에 연산(连山)을 두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들마저 유원하기보다는 아기자기한 맛과 아담한 정취가 풍긴다.



봄을 맞은 강(春江)


친정 나들이(回娘家)



또한 물의 흐름으로 화면에 ‘가리마’를 낸 것도 독특한 느낌이다.


‘山위의 저 푸른 소나무는 君子의 절개요, 물 가운데 蓮잎은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로구나.’


전방위적 시각의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어쩐지 느낌이 새롭다. 대각선으로 화면 전체를 가로지르는 강과 그 량안의 짙푸른 록음 속에 널려 있는 가옥들, 후경의 첩첩 연산… 짙은 묵색이나 구도가 기타 작품들과는 살짝 색다르게 안겨오지만 볼수록 어쩐지 온윤한 느낌이 안겨온다. 그리고 서예가 곁들어져 작품의 품격이 훨씬 높아 보인다.



한여름(盛夏)


월악산의 가을경치(月岳山秋景)



山위의 저 푸른 소나무는 君子의 절개요, 물 가운데 蓮잎은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로구나.



그외, 능력의 한계로 서예 작품에 대해 담론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재호 화백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시정(诗情)과 절제된 미의 산수, 그 묵향 속에 심취해 봤다.  






《 靜觀 》


閒來無事不從容, 睡覺東窓日已紅。

萬物靜觀皆自得, 四時佳興與人同。

道通天地有形外, 思入風雲變態中。

富貴不淫貧賤樂, 男兒到此是豪雄。


<程顥,秋日偶成>

<고요히 살펴보다>


한가로워진 뒤 아무 일에나

마음 차분하지 않은 일 없고,

아침에 눈떠 보면

동창에는 이미 햇빛 붉게 비친다.

우주만물을 고요히 살펴보면

모두 제 분수대로 편안하고,

네 계절의 취향은

인간과 일체가 되어 바뀐다.

우리가 믿는 도는

천지간 형체 없는 것에까지 행해지고,

모든것 자연의 섭리 안에 있음을 알 때

내 마음 달관된다.

부귀에 흐트러지는 일 없고

빈천에도 굴하지 않으니,

남아 이 경지에 도달하면

참 영웅호걸이 아니겠는가.




 《花艷酒光詩興濃》


꽃은 묘염(妙艶)하게 피고 주기(酒氣)는 만면(滿面)하니 시흥(詩興)이 농후(濃厚)하여진다.





《養喜神》


福不可徼 養喜神 以為召福之本而已

禍不可避 去殺機 以為遠禍之方而已。


<菜根譚句>

<즐거운 마음을 기르다>


복이란 구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즐거운 마음을 길러 복을 부르는 근본을 삼을 따름이요, 

화(禍)란 피하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제 마음속의 살기를 버려서 화를 멀리하는 방도를 삼을 따름이다.




《金石同壽》




5《山中問答》


問餘何意栖碧山, 笑而不答心自閒。

桃花流水窅然去, 別有天地非人間。


<李白詩 山中問答>

어찌하여 벽산(碧山)에 사느냐고

나에게 물음에,

대답없이 웃음지으니

마음만은 한가롭다네.

복사꽃 흐르는 저 물에

아득히 떠나가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세상 아니라네.





《溫恭慈愛》


常以溫恭慈愛 惠人濟物為心 若其侵人害物之事 則一毫不可留於心曲凡人 欲利於己 必至侵害人物 故學者 先絕利心 然後 可以學仁矣。<李珥>


<온순하고 공손하며 아랫사람에게 베풀다>

항상 온순하고 공손하며, 아랫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고, 남에게 은혜를 베풀며, 사물을 제도 함으로써 마음가짐을 삼고, 

만약 남을 침노하며 사물을 해치는 일이면 마음 속에 두어서는 안된다. 

무릇 사람들은 자기에게 이롭게 하려 하여 반드시 남과 사물을 침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먼저 이기심을 끊어버린 다음에야 이것으로써 인(仁)의 도를 배울 수 있다.





《香遠益清》


予獨愛蓮之出於淤泥而不染

濯清漣而不妖  中通外直

不蔓不枝 香遠益清  亭亭淨植

可遠觀而不可  褻玩焉。


(周敦頤, 愛蓮說)


<꽃의 향기가 멀리까지 풍기고

그 빛깔은 더욱 맑으니,

군자의 덕행이 먼곳까지 미치는 것과 같다>


내 홀로 연(蓮)을 사랑하노니, 진흙에서 나서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어 요염하지 않고, 가운데는 통하고 밖은 곧으며, 

넝굴도 없고 가지도 없으며, 향기는 멀리 더욱 맑으며, 우뚝히 깨끗하게 섰으니, 가히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까이서 매만질 수는 없구나.





《誠心和氣》


家庭 有個眞佛 日用 有種眞道 人能誠心和氣 愉色婉言 使父母兄弟間 形骸兩釋 意氣交流 勝於調息觀心萬倍矣。


<菜根譚,前篇>


<성실한 마음과 화평한 기운>


가정에 하나의 참 부처가 있으며 일상 속에 하나의 참 도(道)가 있나니, 

사람이 성실한 마음과 화(和)한 기운을 지니고서, 밝은 얼글과 부드러운 말씨로서 

부모형제간 한 몸같이 뜻을 통하게 할 수 있다면, 바르게 참선하는 것보다 만 배나 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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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而不耀》


빛나되 눈부시지 않기를.

(자기의 지혜가 대단해도,

그것을 남에게 과시하려 하지는 않는다)




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백번을 참으면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






이재호 예술경력


중앙미술학원 중국화학원 산수화과 미술학 석사 졸업, 지도교수 진평(陈平).

재중국 류학생 중국 국가 최고 장학금 수상.

재중국 미술대학 최우수 류학생 선정, CCTV 뉴스 방영.

미국 뉴욕 허드슨 역사박물관 신관 개관 기념 국제 예술전(Export 2019)에 참가.

한국 국내, 국제 전시 150여 회 참가 (1983-201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6회 (1997-2011년).

한국 백제미술대전 서예부문 최우수상 수상(1991,4).

제10회 한국미술대전 국제공모전 서예부 대상 수상 (1992,12).

제9회 성산미술대전 서예부 최우수상 수상 (1996,6).

한국미술협회 중국 북경지부 회장.

한국 미술가협회 회원.

경상남도 미술가협회 회원 및 초대작가.

창원시 미술가협회 회원

한국 현대미술가협회 초대작가.

아시아 현대미술제 초대작가.

한국 경남 국제예술 박람회 Curator.

성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채복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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