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성공시대ㅣ시험관이 준 재창의 기회로 열린 성악가의 길

도랏뉴스2019-10-21 08:28

할빈가극원 메조소프라노 강경옥씨


할빈가극원 메조소프라노(女中音歌唱家)인 강경옥(54)씨는 국가 1급 배우이며 가극원의 주요 독창가수로, 할빈가극원 창작가극 ‘8녀투강’에서 리봉선역을 맡는 등 활발한 공연활동을 해왔다. 더구나 젊은 시절에는 성급, 국가급 성악경기 상을 수두룩히 따내 ‘입상 전문가(获奖专业户)’라는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였다. 그리고 근년에는 한국, 러시아 등 국외로 수도 없이 공연을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천명의 나이에 아직도 공부를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강경옥씨가 인터뷰를 받으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한동현기자


"'무대우의 1분의 공연은 무대아래의 10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발성 련습은 매일 해야 하고, 대형 활동이 있을 때면 우선 시간을 넉넉히 잡고 련습해야 합니다. 이제 퇴직해 시간이 있게 되면 미국에 가 계속 음악공부를 할 것입니다. 공부할 것도 많고 연구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습니다”


이같이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 실려 있었다.


연변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강씨는 아침 저녁으로 방송을 들으며 노래 공부를 할 정도로 음악에 흥취가 대단했다. 고중 졸업후, 아무런 전문적 성악 훈련도 받지 않은 그녀는 열정 하나만으로 연변대학 예술학원에 응시, 그녀의 천부를 아깝게 여긴 시험관이 재창의 기회를 주는 바람에 악보도, 전업 교사의 배동도 없이 달랑 노래 한곡으로 시험치러 온 그녀에게 성악가로서의 운명을 열어주는 계기가 생겼다.  


강경옥씨가 조선족 리봉선역을 맡은 대형 가극 '8녀투강' 스틸.


대학에서도 그녀는 고생을 많이 했다. 성악 가극전업을 공부하게 된 그녀는 중학교 시절 음악 리론지식을 전혀 배운 적 없었으므로 공백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피타는 노력으로 학년에서도 늘 최우수 성적을 따내며 장학금도 탔고 우수학생도 되였다. 게다가 과외시간에 판소리를 배워 연변지역 민요경기에서 2등상을 따낸 적도 있었다. 그녀는 예술학원에 입학해서 6개월만에 라디오방송에 매주일가를 불어넣었다고 지금도 자랑스럽게 말한다.


1987년 대학 졸업후 그녀는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에 입사, 1996년에 할빈가극원에 전근, 그녀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공부를 멈추지는 않았다.


대형 가극 '8녀투강' 스틸. '부상자'를 안고있는 사람이 강경옥씨임.


갓 할빈에 와서는 할빈사범대학 음악학부 류개(刘凯) 교수가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는 소문을 듣고 학교로 찾아갔다. 그때의 일화를 말할라치면 강경옥씨는 스스로도 우습다고 한다.


류개 교수의 얼굴도 모르면서 무작정 학교에 찾아가 “류개 선생님을 찾습니다”고 하니 접수실 직원이 “저기 나오는 사람이 류개 선생님이지 않습니까?” 해서 알았다는 이야기, 류개 교수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또 그 연줄로 할빈사범대학에서 꾸리는 마스터 클래스(大师班)에 참가해 독일인 교수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그녀는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독일인 교수님이 저의 목소리 특색을 짚어주셔서, 그에 따라 연습하기 시작했는데요, 하루 저녁에 노래의 한 단락을 백 번도 더 연습했어요.”


대가의 지도하에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성대가 얼마나 령활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기본공이 탄탄하게 다져지면서 그녀는 지난 90년대 선후로 할빈시 ‘룡빈컵’ TV공모전 대상, CCTV 전국 ‘오주컵’ 청년가수 TV공모전 우수상, 문화부의 중화 ‘올림픽 희망선’ 성악 그랑프리대회(大奖赛) 3등상, 흑룡강성 제5회 ‘진지컵’ 청년가수 TV공모전 1등상 등 수많은 상들을 따냈으며 1997년에는 한국 KBS의 요청으로 가요무대에 올라 제일 마지막 순으로 독창을 했다.


대형 뮤지컬 ‘말리향기’의 리허설 장면.  


2005-2006년 그녀는 대형 가극 ‘8녀투강’에서 조선족 리봉선 역을 맡고 150여번의 공연에 참가했다. “한번 화장하면 하루 세번씩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공연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강경옥씨는 이렇게 말한다.


그후에는 또 러시아에서 대형교향악단 합창 ‘중국을 경청하다’에, 한국 광주에서 정률성음악축제에, 한국 부산에서 중일한 3국 ‘동아시아 문화도시 부산 공연’ 등에 참가하면서 국외의 수많은 대형 무대에 노래소리를 남기였다. 올해 6월에도 그녀는 러시아 하바롭스크 도시 건립 161주년 기념 공연에 참가했다.


국내적으로는 ‘8녀투강’ 이후로 가장 아름다운 교사 장려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대형 뮤지컬 ‘말리향기’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무대활동을 해왔다.


음향설비와 마이크보다는 몸이라는 ‘음향기기’가 더 좋고, 극장보다는 콘서트홀이 더 좋다고 하는 강경옥 메조소프라노, 성공이나 명예, 재부 이러한 것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고 하는 그녀, 그녀의 전업 성악인으로서의 길은 아직도 멀리 뻗어있다.    


/채복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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