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서울 최대 조선족 인력시장 남구로역에서 만나본 조선족로동자들

도랏뉴스2019-10-21 08:28

지난 1일 새벽 4시 30분 한국 서울 최대 조선족 인력 시장인 남구로역 일대는 대낮보다 더 북적였다. 머리가 세고 목주름이 깊게 파인 로인들이 적지 않았다. 온수역 건설 현장으로 가는 봉고차를 기다리던 목수 조선족 김용진(62)씨는 "우리 팀 20명 중에 나를 포함해서 60대 조선족이 5~6명 된다"면서 "요샌 어딜 가나 나이든 외국인 인부가 많다. 일흔이 넘은 사람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오전 6시가 가까워지자 남구로역 골목에는 일감을 잡지 못한 조선족 로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서울에 온지 15년 됐다는 장영호(60)씨는 "6개월 동안 오류동 18층 건물 짓는 현장에서 목수일 했는데, 팀원 20명 중 서너명이 60대였다"며 "한국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혼자 한국에 일하러 왔던 젊은 조선족은 이미 거의 중국으로 들아갔고, 남은 조선족들은 자리 잡은지 오래돼 가족 모두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지난 1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린근이 일거리를 찾는 조선족 근로자로 붐비고 있다. 이들 중 60~70대 조선족 근로자가 상당수였다. 외국 인력 중 60대 비중은 작년 10.6%로 6년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상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전체 외국 인력(15세 이상 인구)의 5.8%(55만8000명)를 차지했던 60세 이상 외국인은 매년 늘어 지난해 137만3000명으로 전체(1300만8000명)의 10.6%가 됐다. 6년만에 60대이상 외국인 비중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50대 이상은 27%에 달한다.


◇60세 이상 외국 인력 10.6%


실제로 건설 현장에서 '힘 못쓰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년전만 해도 젊은 외국인이 많았는데 이제는 로쇠한 로장들이 많다"며 "웬만한 시골 한의원 단골은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로동자라는 얘기가 많이 퍼졌다"고 했다. 대림동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65세 이상은 안쓰려 해 나이 많은 외국인 로동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청소·잡부 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로동자 고령화의 주된 원인은 조선족 근로자들이다. 고용로동부 관계자는 "60세이상 외국인 근로자는 거의 대부분 조선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다른 외국인 근로자에 비해 쉽게 한국에 방문취업(H-2)과 재외동포(F-4) 비자를 받을 수 있어 한국에 정착한 상태"라고 말했다. 재외동포 비자를 받고 온 외국인들에겐 단순 업무 취업이 금지돼 있지만, 조선족 상당수가 주로 건설 현장 등 막로동판과 시골 령세기업 등에서 내국인이 기피하는 단순 로무 업무를 하고 있다.



◇간병인, 인부 등 3D 업종 인력 모자라


건설 현장, 화물 운송 등 힘든 일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령화되면서 이들을 대신할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 로무를 하는 내국인들이 고령화되면서 조선족 등 근로자들이 빈자리를 메꿔 왔는데 이들도 늙어가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 문제에 민감해 나이 든 외국인 로동자는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게 할 정도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해 데려다 쓰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건설 현장뿐 아니라 조선족들이 주로 일하는 간병인, 음식점 종업원 등 서비스업도 인력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간병 시장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일자리 질이 좋은 료양보호사가 아닌 병원에서 단순 간병을 하는 업무는 대부분 조선족들이 담당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보다 힘이 없는 늙은 간병인들이 태반이라 문제가 생기면 해고하고 다시 구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현재도 지방에선 병원 간병인을 구하기 쉽지 않은데 이들이 고령화되면 향후 10년내 전국적으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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